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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당한 민원인에게 경찰은 어떻게 말해야 하나?

작성일
2011.08.17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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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나빴죠? 어떤 심정일지 저도 다 알아요.”

 

경찰관이 범죄 피해를 당한 민원인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해보지 않고서 다 알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면, 민원인은 저항적 행동을 보이고 거리감을 갖게 된다.

 

▲ 조선일보DB 경찰이 14일 ‘경찰관이 알아야 할 대화의 기법’이라는 책자를 발간해 배포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이 민원인과의 대화 방법에 서툴러 갈등을 겪는 일이 종종 있어 대화 기법을 소개하는 책자를 간행했다”고 말했다. 책자는 경찰청 인권보호센터와 인권상담지원관(CARE팀)가 공동으로 발간했다.

 

책에는 범죄피해자나 민원인에게 “걱정하고 있다는 거 다 압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라고 말하는 화법(話法)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추측성 위로’는 상대방을 오히려 부담스럽게 한다는 것이다.

 

“대답해 보세요. 왜 대답을 안 하죠? 생각할 시간이 더 필요한가요?”라는 공세적인 질문도 바람직하지 않다. 민원인은 위축되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함께 찾지 못한 채 대화가 계속 겉돌 가능성이 커진다.

 

문단속을 잘못해 성폭행을 당한 민원인에게는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 책자는 “평소에 문단속했으면 좋았을 텐데요”라는 말보다 “저도 가끔 문단속을 깜빡 잊곤 합니다”라고 표현을 권장한다. 상대의 이야기에 대해 옳고 그름과 좋고 나쁨을 따지며 도덕적 평가나 가치 판단을 내리지 말라는 것이다.

 

구속된 피의자에게는 힘든 마음을 먼저 들어주고 이해해주라고 권한다. 이럴 때는 말투와 표정 같은 대화자의 ‘비언어적 행동’이 중요하다. 가능하면 사복차림 면담이 효과적이다.

 

경찰을 찾은 시민에게 더욱 상처를 주는 말로는 ▲고압적이고 위협적인 말 ▲시민에게 책임 전가 ▲무성의하고 불성실한 말 ▲도를 넘어선 과도한 언행 등이 꼽혔다. 모욕적인 언행이나 협박 등은 절대금지 사항으로 꼽혔다. 책자는 특히 “대화 상대방이 불충분한 답변을 하더라도 실망감을 표현하지 말고 냉정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