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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피임약 내년부터 처방전 없이 약국 구입 … 찬반 공방

작성일
2012.06.08
조회
3

사후피임약 내년부터 처방전 없이 약국 구입 … 찬반 공방

 

 

 2012.06.08 동아일보 [최승식 기자]

 

 

 

사전피임약은 처방 필요 … 식약청, 15일 공청회 거쳐 내달 확정

 

대한산부인과 의사회 박노준 회장(오른쪽)과 산부인과 의사들이 7일 오후 서울 계동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사후긴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성관계 후 임신을 막는 사후긴급피임약을 이르면 내년 초부터 약국에서 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재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사전피임약은 의사 처방전을 받아야 하는 약으로 바뀐다.

 

<본지 3월 28일자 1면, 29일자 3면>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은 7일 이 같은 내용의 의약품 분류 방안을 발표했다. 대대적인 약 재분류는 2000년 의약분업 이후 13년 만이다.

 

 

 

식약청 조기원 의약품안전국장은 “긴급피임약은 성관계 후 72시간 내에 1회 복용하는 약으로, 심각한 부작용이 거의 보고되지 않아 약국 판매약으로 전환키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식약청은 청소년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연령 제한을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식약청 김성호 의약품안전과장은 “긴급피임약이 구토·구역질이나 일시적 생리주기 변화 등 가벼운 부작용이 흔하지만 48시간 내에 사라진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대부분 경미한 부작용이고 혈전증(혈액이 뭉치는 병)과 같은 심각한 증상은 국내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경실련 남은경 사회정책팀장은 “사후긴급피임약은 의사의 진단이 아니라 빨리 복용하는 게 중요하다. 여성의 건강권과 선택권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후긴급피임약은 성관계 후 72시간 내에 먹어야 효과가 있다.

 

 

 

산부인과의사와 종교계는 강하게 반대한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신정호 사무총장은 “응급피임약을 반복해서 쓰면 출혈·복통이 자주 생기고 피임 실패 확률이 높아진다”며 “출혈을 월경으로 오인해 임신 진단이 늦어지고 자궁외 임신으로 난관 파열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생명운동본부 송열섭 총무는 “이 약은 수정란이 착상(着床)하지 못하게 하고 이 때문에 생명을 침해(파괴)하는 화학적 낙태약”이라고 말했다.

 

 

 

식약청은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사는 사전피임약은 장기간 먹기 때문에 혈전증·심근경색·뇌졸중 등이 우려된다는 이유를 들어 의사 처방약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 약은 1960년대 산아제한을 위해 사기 쉽게 약국 판매약으로 분류했고 지금까지 그 틀을 유지해 왔다. 여성계는 강하게 비판한다. 한국성폭력상담소 김두나 활동가는 “사전피임약 수요가 사후약보다 훨씬 많다. 의사 처방약으로 바꾸면 접근성을 떨어뜨려 여성이 원치 않는 임신을 할 위험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식약청은 여성들이 피임 목적 외에 여행·출장을 앞두고 생리를 늦추는 데 사전피임약을 사용해 온 현실을 무시할 수 없어 좀 더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이다.

 

 

 

식약청은 잔탁(위장약)과 로세릴크림(무좀약) 등 212개를 의사처방약에서 약국약으로, 어린이키미테(멀미약)·고함량우루사(위장약) 등 273개는 약국약에서 처방약으로 바꾸기로 했다. 히아레인(인공눈물) 등 41개 약은 약국약·처방약으로 쓸 수 있게 했다. 식약청은 15일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다음 달 중 확정해 내년 초 시행할 예정이다